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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소시민적 지식인 칸트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유물론 강의 44
기사입력: 2021/03/02 [01: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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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 유물론철학자가 애석하게도 2021년 2월 24일 서거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가 미리 마련해준 원고를 싣는다. <편집자>

44. 소시민적 지식인 칸트
 
▲ 칸트     ©사람일보
독일관념론철학의 선구자이며 대표자인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훌륭한 철학자였지만 동시에 많은 한계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출발점은 유물론이었다. 초기의 중요한 저서인『일반자연사와 천체이론』에서 칸트는 물질로부터 세계가 발전되어 왔다는 시실을 주장하면서 “나에게 물질을 다오, 그러면 나는 그대들에게 어떻게 세계가 물질로부터 발생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점점 관념론으로 넘어갔고 『순수이성비판』에서는 인식의 선험적인 능력을 가정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서도 물자체(Ding an sich)를 가정하면서 유물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물자체의 인식 가능성을 부정하면서 불가지론으로 넘어갔다. 물질의 인식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바로 관념론의 입장이다. 신칸트학파에서는 물자체가 칸트의 철학에 섞인 낯선 피라고 폄하하면서 그것을 칸트의 철학에서 완전히 제거하려 하였다.  
 
칸트는 도덕론서도 인간의 자유의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예지계라는 절대자와 연관되는 영역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종교를 이성의 한계 내에서 인정하려는 그의 저술이 나오자 프로이센 당국은 엄중한 경고를 했고 칸트는 아무런 이의도 없이 거기에 굴복하였다. 미학에서도 그는 ‘이해관계를 떠난 순수 미’를 강조했는데 그러한 미는 생활을 떠난 초인적인 미에 불과했다.

칸트는 이처럼 사회나 민족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보편적인 인간을 염두에 두면서 자신의 안일을 고려해가는 소시민적 철학자였다. 칸트의 철학이 지니는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도 프랑스혁명을 지지하였고 프랑스 유물론을 몰랐을 리 없었지만 그의 철학은 독일의 정치적 상황과 시대의 조류를 따라 봉건사회를 시민사회로 이끈 유물론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 강대석 저서 <왜 유물론인가?> 표지     ©사람일보
참된 철학은 그 시대를 반영하며 시대문제와 연관되어야 한다. 조국이 분단되어 말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칸트의 철학이 주는 의미는 미미하다. 오히려 프랑스 계몽철학보다 후퇴했다는 느낌을 준다. 칸트가 도덕론에서 강조하는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는 말을 상기해보자. 누가 이 말의 정당성을 의심하겠는가? 왜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대부분 타인을 수단으로 대하는가? 민족성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사회구조 때문이다.

자살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가정교육이나, 도덕이론, 종교적 설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다. 관념론적인 학자들은 사회구조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엉뚱한 해답을 하고 있다. 칸트와 같은 소시민적이고 관념론적인 지식인들은 사회문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대처할 능력이 없다.

유물론적인 해석만이 인간, 자연, 사회에 대한 올바른 해명과 정당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칸트의 철학보다도 프랑스 계몽철학이 훨씬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유물론철학자 고 강대석 교수 약력
 
* 1943년 7월 29일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 출생
*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 졸업
*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
* 독일유학중 1980년 광주 5월항쟁시기 여동생(5.18민주유공자)이 계엄군의 곤봉에 맞아 중상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관념론철학에서 유물론철학으로 전환
*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
*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 역임 / 대구 가톨릭대학교 철학교수로 정년퇴임
* 1987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회원으로 참여해 정년퇴임 때까지 민주화운동에 앞장섬
* 통합진보당 대전시당 고문 역임
* 6.15 남북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가입단체인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6.15 10.4 국민연대) 상임고문으로 통일운동에 헌신
* 저서 <김남주평전> 2004년 문예진흥원 우수문학작품(평론) 선정, 2008년 국방부 불온서적 포함
* 평화통일운동과 관련해 일베 회원이 ‘종북좌팔 죄수번호 117’ 딱지를 붙여 고발함으로써 2013년 10월 29일 오전 8시경 9명의 형사들이 들이닥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하루종일 자택 압수수색 / 서울과 대전에서 4년간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 받음 / 문재인 정권에서 2018년 무혐의 처리 종결
* 이 사건으로 충격받아 암 발병 수술 후 건강 악화
* 국제헤겔학회(Internationale Hegel-Gesellschaft) 회원
* 국제포이어바흐학회(Internationale Gesellschaft der Feuerbach-Forscher) 창립회원
* 2021년 2월 24일 밤 9시48분 대전성모병원에서 서거
 
주요저서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서광사, 1984).
서양근세철학–베이컨에서 칸트까지-(서광사, 1985).
니체와 현대철학(한길사, 1986). (제4차 ‘오늘의 책’ 선정도서)
그리스철학의 이해(한길사, 1987)).
현대철학의 이해(한길사, 1991).
새로운 역사철학(한길사, 1991).
유물론과 휴머니즘(이론과 실천, 1991).
포이어바흐와 엥겔스(이론과 실천, 1993).
예술철학에의 초대(동녘, 1993).
예술 감상의 철학(문예미학사, 2000)
김남주 평전(한얼미디어, 2004). (2004년 문예진흥원 평론부분 우수작품 선정도서) (개정판, 시대의 창, 2017)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한 시인 김남주(작은 씨앗, 2006)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03)
왜 철학인가?(중원문화, 2011).
왜 인간인가?(중원문화, 2012). 
왜 유물론인가?(중원문화, 2012).
니체의 고독(중원문화, 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중원문화, 2015)
정보화시대의 철학(중원문화, 2016)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장가계 철학포럼) (들녘, 2016)
명언 철학사(들녘, 2017) 
루소와 볼테르(빛고을 철학포럼) (들녘, 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한길사, 2018)
카뮈와 사르트르(금강산 철학포럼) (들녘, 2019)
유물론의 과거와 현재(밥북, 2020)
플레하노프 생애와 예술철학(사람일보, 2021)
 
주요 역서
 
칼 야스퍼스, 철학적 자서전(이문출판사, 1984) 
발터 슈미트 외, 독일근대사(한길사, 1996). (오늘의 사상신서 166)
이보 프렌첼, 니체(한길사, 1997). (한길로로로 1-003)
G. 비더만, 헤겔(서광사, 1999).
포이어바흐,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한길사, 2006). (한길그레이트북스 77) 
포이어바흐, 기독교의 본질(한길사, 2008). (한길그레이트북스 98)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한길사, 2011). (한길그레이트북스 118)
 
초청강연 및 국제발표
 
. 1989.7. 5, 스위스 Zürich대학 철학과 초청강연 
 강연제목: “Die philosophische Lage und Entwicklung in Südkorea”
. 1989. 10. 11, 국제 Feuerbach학회 제1회 Symposium(독일 Bielefeld 대학)에서 주제 발표.
  발표제목: “Sinn und Grenzen des Feuerbachschen Materialismus”
  (국제학회지 Ludwig Feuerbach und die Philosophie der Zukunft, Akademie-Verlag, Berlin 1990, S. 315-330에 게재) 
. 1992. 3. 15, 일본 Feuerbach학회에서 초청발표(東洋大學),
  발표주제: Warum vermißt man Feurbach in Südkorea?
. 1998. 8. 29, 국제Hegel 학회 제22회 Symposium(네덜란드 Utrecht대학)에서 주제 발표.
  발표제목: “Feuerbach oder Hegel? -Der Einfluß der Dialektik und des Materialismus auf die gesellschaftliche Veränderung Südkoreas”
  (국제 학회지 Hegels Ästhetik(Hegel-Jahrbuch 2000), Akademie-Verlag, Berlin 2000, S. 224-228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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