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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데칸쇼’와 ‘돌포엥’ 유물론과 관념론의 투쟁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12
기사입력: 2020/01/17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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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데칸쇼’와 ‘돌포엥’

 

▲ 데카르트     © 사람일보

일제 식민지시대에 교육을 받은 한 교수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당시 철학에 관심이 있던 대학생들이나 지식인들이 술자리에 모이면 ‘데칸쇼!’라고 외치면서 술잔을 부딪쳤다고 한다.

근세 프랑스의 합리주의적 관념론철학자 데카르트, 독일관념론의 주축인 칸트, 현대 비합리주의 철학의 선구자 쇼펜하우어를 기리면서 이들 이름의 첫 글자를 모아 외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관념론철학이 당시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었던가를 잘 말해준다.

 

그렇다면 유물론을 지지하던 지식인들은 없었겠는가? 있었다면 이들은 어떤 말을 하면서 술잔을 부딪쳤을까? 물론 당시에도 유물론철학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통치계급은 유물론을 기피했지만 유물론이라는 진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역사의식을 지닌 지식인들은 유물론을 은밀하게 지지하고 연구했을 것이다.

유물론을 지지하던 학생들이나 지식인들이 만나면 ‘돌포엥!’이라 외치지 않았을까 나는 추정해본다. 왜냐하면 이들은 『자연의 체계』라는 저술을 통해 18세기 프랑스유물론을 정상에 올려놓은 돌바크, 『종교의 본질』 등에서 독일관념론을 유물론으로 유도하고 마무리지은 포이어바흐, 『자연변증법』 등에서 관념론과 유물론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자연, 사회, 인간을 총체적으로 연관되는 물질의 변증법적인 발전과정으로 해석한 엥겔스의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엥겔스     © 사람일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철학은 유물론과 관념론 사이의 투쟁이었다. 양쪽을 벗어나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들은 대부분 관념론에 속한다. 이들은 관념론과 유물론이 구분될 때 관념론의 민낯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것을 교묘한 논리를 통해 회피하려 할 뿐이다.

진실하지 못한 기회주의적 지식인들은 늘 이러한 방법을 고안해 낸다. 실증주의가 그 대표적인 예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의 구분이 지식과 지혜의 출발점이며 그것 때문에 진리와 비진리가 존재한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 인류의 실천적 체험과 과학이다. 그런 구분이 없다면 옳고 그른 것도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은 어중간한 절충주의나 신비주의로 빠지고 만다.

인간에게는 항상 삶과 죽음을 모험할 수 있는 신념이 필요하며 그러한 신념의 근저에는 철학이 있고 철학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바로 유물론과 관념론의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일이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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