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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검경, 65년 만에 ‘상하수직→협력’ 관계로
검경수사권조정법안 국회 통과, 경찰에 1차 수사권 및 수사 종결권 부여
기사입력: 2020/01/14 [00:0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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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함께 검찰개혁 법안의 일환으로 논의했던 검경수사권조정을 위한 법안들이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 반대에 맞서 정치개혁, 검찰개혁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한 '패스트트랙 열차'는 출발한 지 8개월여 만에 종착역에 도착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7명 중 찬성 165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6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두 법안 모두 의결정족수를 넘겼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 부여
검찰,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경수사권조정법안은 경찰에게는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대신 검찰에게는 사법 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 협력 관계로 재설정하는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검경 관계를 지휘 복종의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된 형사소송법에서는 이 조항을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로 바꾸었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규정했던 이 내용은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개정된 것이다. 


또한 경찰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송치 결정 이유가 담긴 서면자료와 관련 서류와 증거물을 검찰에 보내도록 했다.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면서도 경찰에 의해 사건이 묻히는 게 아니냐는 검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장치다. 


이 밖에도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하지 않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영장심의위원회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신 검찰은 경찰이 송치하지 않은 사건을 90일간 들여다보고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법령 위반이나 인권 침해 등 경찰의 수사권 남용에 대해서는 사건 송치 및 시정조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을 제한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검찰은 부패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 공무원의 범죄 등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 


9개월여 만에 끝난 패스트트랙 정국 
여야, 곧바로 총선 체제로 전환할 듯


이날 검경수사권조정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국회를 벼랑 끝 대치로 몰고 갔던 '패스트트랙 정국'도 막을 내렸다.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원안보다 다소 후퇴한 게 아니냐는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반대를 뚫고 개혁법안들을 입법화한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정당들도 한 목소리로 개혁법안들의 입법화에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동시에 가진 독점 권력을 남용해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먼지떨이식 수사 등 온갖 악명으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국민 위에 군림했던 과거와 결별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통과에 이어, 오늘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 이후 주요 개혁과제가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환영했다. 


정의당은 "지난 4월 극우 정치세력에 의한 불법 국회 점거 사태부터 오늘까지도 험준한 산맥을 넘어 마침내 패스트트랙 개혁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했다"며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미 파도가 된 국민의 명령을 억누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처리를 마무리한 여야는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오늘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법안들이 다 마무리되고 선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다음 단계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법안처리가 마무리되면 중요한 법안처리는 일단락할 수 있다"며 "국회 상황, 특히 꼭 필요한 입법 활동이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열릴 것이다. 의원님 여러분들께서 일치단결해서 검찰개혁과 정치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처럼, 이 기세 그대로 4월까지 전력 질주해서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아내지 못한 자당에 힘을 더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은 아직 숫자가 부족하다"며 "4월 총선은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느냐 아니면 도약하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무너뜨린 문재인 정권에 가차 없는 철퇴를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중의소리=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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