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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노조의 총파업을 열렬히 성원한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기사입력: 2017/09/10 [22:2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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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양대 공영방송의 노조가 드디어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두 조직을 정상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총파업이 마지막 남은 수단 같습니다.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떨쳐 일어선 젊은 언론인들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냅니다.


MB정권이 들어선 이래 우리의 공영방송은 처참하게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독재정권 시대의 ‘땡전뉴스’를 방불케 하는 편파방송이 판치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 조금 나아지려나 기대를 해봤지만, 오히려 그 정도가 더 심해질 뿐이었습니다. 내가 왜 시청료를 내고 이런 저질방송에 채널을 맞추어야 하나 스스로 의문을 제기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적폐정권에 의해 임명되어 마치 충견처럼 그들의 나팔수 노릇을 해온 사람들은 그 정권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물러났어야 마땅한 일입니다. 공익을 위해 일해온 것이 아니라 적폐정권의 사익에 봉사해 왔다면 당연히 그 정권의 몰락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가치는 없어진 것이니까요.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 운운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구차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리더십은 구성원의 동의와 지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조직의 우두머리 직을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구성원이 등을 돌린다면 그는 한낱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지금 두 공영방송의 구성원들은 두 사장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입니다. 그런 허수아비 자리에 연연해 구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구성원들의 지지와 신임을 잃은 리더는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걸어나가는 것이 순리 중의 순리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그런 생각이겠지만, 새 정부의 최대 현안과제는 ‘적폐청산’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바로 그런 노력에 대한 성원을 뜻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공영방송의 적폐청산이야 말로 적폐청산 리스트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해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새 정부는 MB정권이 써먹었던 것 같은 비열한 수법으로 적폐청산을 추진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MB는 당시 KBS사장이었던 정연주 씨에게 엉뚱한 죄를 뒤집어 씌워 자리에서 쫓아내지 않았습니까? 후에 무죄 판결이 났다는 사실은 그것이 얼마나 비열한 수법이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방법을 동원하면 두 사람 쫓아내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그러나 나는 문재인 정부가 그런 수법을 쓰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체면이 있지 항상 도덕성을 강조해온 새 정부가 그런 비열한 방법을 써서야 되겠습니까? 사실 내가 보기에는 정부도 그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MBC의 김 사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은 때를 만났다는 듯 ‘언론탄압’을 한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아니 부당노동행위로 고발이 되면 소환되어 조사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그 소환에 타당한 이유 없이 불응했다면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것이 순리 아닙니까? 그것이 왜 언론탄압으로 해석되어야 하는지 난 그 이유를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체포영장은 법원이 발부하는 것이고 법원은 항상 독자적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해 왔다는 건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입니다. 보수언론이 사설까지 동원해 가며 영장 발부와 관련해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이무런 설득력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떠나 김 사장이 떳떳하다면 소환에 응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그만인 일 아닙니까?


그에게 소환이라는 적법절차를 지키라고 등을 떠밀지는 못할망정, 소환을 피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대해 비난을 퍼붓는 것은 무슨 처사입니까? ‘보수’의 최대 덕목이 적법한 절차의 준수를 강조한다는 데 있지 않습니까? 타당한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한 사람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을 불법적인 절차라고 비판할 하등의 근거가 있습니까? 최소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의 적폐청산 작업과 관련해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자유한국당이 뿌리를 두고 있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에 의해 공영방송이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 공개된 원세훈 국정원장의 발언에서도 잘 드러나듯, 그들은 정권 차원에서 언론장악을 시도했습니다.


보수야당이 양심을 갖고 있다면 과거의 그 씻을 수 없는 죄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과는커녕 마치 자신이 공영방송의 수호자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한 자세로 정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언론장악’ 혹은 ‘언론탄압’이란 말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에 의해 공영방송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을 때 그들이 과연 걱정 한 마디라도 한 적이 있습니까?


내가 보기에 KBS, MBC의 노조가 부르짖고 있는 것은 오직 ‘공정보도’ 하나뿐인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정권의 충견을 자처한 두 방송의 사장들이 온갖 비열한 수법을 다 동원해 공정보도를 막아온 데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봅니다. 언론인으로서 공정보도를 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큰 좌절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들이 분노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총파업을 열렬히 성원하는 것입니다.


정권의 충견들은 비열한 방법으로 공정보도를 막는데 그치지 않고, 인사권까지 남용해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젊은 언론인들에게 숱한 상처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내 제자도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비열한 수법으로 인격살인을 자행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불의가 이 땅에서 횡행하고 있는 데 대해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릅니다.


총파업으로 인해 당분간 두 방송의 뉴스진행에 차질이 생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상당히 오랜 동안 두 방송의 뉴스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약간의 불편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더욱 공정한 방송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대가로 기꺼이 감수하리라고 믿습니다.


얼마 전 공영방송에 근무하는 제자들을 만났습니다. 내가 너희들 뉴스는 안 본다고 말했더니, 이제는 선생님이 다시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하더군요. 난 그 다짐이 꼭 실현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들이 들어올린 촛불이 그 동안 켜켜이 쌓여온 적폐를 말끔히 태워버려 공명정대하고 공평무사한 공영방송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진보와 보수 사이의 싸움이 아닙니다.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회복하려는 정의의 세력과 권력의 개가 되어 공영성을 말살시킨 불의의 세력 사이의 대결입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가 다시 한 번 이 땅에서 실현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준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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