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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규탄 배격해야 전쟁 막을 수 있다
‘노’, 결코 쉬운 말이 아니다
기사입력: 2017/08/11 [14:5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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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상한 말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올해 초 강릉에서 열렸던 아이스하키대회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측선수단을 응원했던 2002년 이래 성가신 일이 가장 많았던 대회였다.


가뜩이나 인기가 없던 이 대회를 흥행실패로 이끈 가장 큰 원인은 공안기관의 과도한 통제를 분별없이 따른 대회 주최측의 개념 없는 일처리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외에도 북측선수를 응원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 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응원단을 많이 괴롭힌 것 중의 하나는 인근 지역에서 응원단에 참가한 대학생들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응원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고 있기가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멍 때리고 있는 경우는 차라리 나은 편이라 해야 할 정도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경기 응원은 사람들에게 응원복을 입혀 앉혀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응원단은 집중해서 응원단장이 보내는 신호에 맞춰 약속된 응원행동을 해야 한다.


만약 한두 사람이라도 딴짓을 하고 있으면 응원단은 오합지졸이 되고 그날 응원은 망쳐먹게 된다. 그런데 수십 명이 그러고 있으니 응원단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학생들 탓만은 아니었다. 대회의 의의와 북측선수단 응원에 대해 교양은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수업대체혜택으로 유인하여 경기장으로 데리고 왔으니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할 일이었다.


덕분에 응원단을 이끄는 사람들은 경기 내내 대학생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응원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느라 바삐 뛰어다녀야 했다.


‘응원단 중에는 그냥 경기를 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응원을 하려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모두에게 응원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어느 누가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좋은 말이다. 그런 고상한 말을 하면 당사자는 사려깊고 우아한 사람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과 자세로는 북측선수 응원을 할 수는 없다.


2. 미국을 규탄 배격해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지금 북과 미국은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만 죽는다. 미국은 괜찮다’, ‘9월 9일 북의 정권수립 기념식장을 폭격하겠다’,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화염과 분노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미합중국 대통령 트럼프의 도발적인 망언은 광기에 이르고 있다.


8월 위기설이 점점 현실로 되고 있는 한반도전쟁을 책동하고 있는 것은 물론 미국이다. 이제는 미국도 이 사실을 굳이 부인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은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 국제법상 정당방위인지, 트럼프가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 선제공격할 권한이 있는지를 따지고 있는 상태다.


한반도로 밀려드는 전쟁을 막아내려면 무엇보다 먼저 미국에게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하며, 도발적인 언행을 거듭하는 트럼프를 규탄 배격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규탄은 커녕 ‘NO’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북측을 자극하고 대결을 조장하는 말만 쏟아내고 있다.


3. 생뚱맞은 통일선봉대 복장


그런데 ‘노(NO)’라는 말을 못하는 정부 말고도 사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 만난 쥐떼처럼 반북선동을 벌이고 전쟁선동을 해대는 적폐집단이나 사대매국에 이골이 난 수구꼴통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운명 앞에 놓인 이 엄중한 사태는 ‘전쟁은 싫고 평화가 좋아요’식의 평화운동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오직 미국의 침략책동, 트럼프의 전쟁선동을 반대하고 배격하는 대중적 투쟁을 벌여야 극복할 수 있다. 이것은 나라의 생사존망이 걸린 준엄한 요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부 단체와 사람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일반적인 대결상태의 평화운동에서나 나올 낭만적인 구호를 들고 있다.


심지어 통일선봉대에게 ‘대화를 위해 총부터 내려놓자’는 생뚱맞은 구호가 적힌 단체복을 입히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론 ‘대중성 때문에...’, ‘보다 많은 참여를 위해서...’는 식의 항변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솔직하지 못한 변명이다.


대중 탓을 하는 것이 운동가로서 떳떳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사실은 원인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4. 전쟁을 막으려면 먼저 결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노’라고 말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하지만 말이 쉽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한민국 대통령 당사자의 인식과 입장도 문제지만 종속적 동맹에 매여 사는 나라의 처지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미국의 전쟁책동에 반대하는 것은 자신을 얽어매고 있는 기존의 가치관과 입장을 뛰어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것은 백년가까이 외세의 지배와 간섭 속에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이 해결해야 하는 역사적 과제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정세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사태의 긴박함에도 어울리지 않는 ‘NO WAR YES PEACE’식의 구호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반미운동’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을 두려워하는 잠재된 의식이 작용하고 있으며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는 식민지노예의식의 영향이 있다.


지금 문재인정부의 대미 굴종적 자세와 대결적 대북정책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처음부터 문재인정부가 안고 있었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NO’라고 말하게 하려고 해도 미국을 규탄 배격하는 대중적 투쟁을 더 강하게 벌여야 한다. 이것은 촛불혁명의 원리이며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 통일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조차 미국을 직접 거론하기를 주저하고 몰가치적인 ‘평화’라는 단어뒤에 숨는다면 정부는 영영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 운명을 전쟁의 참화에서 건져낼 길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새세대들에게 온전치 못한 인식과 입장을 오염시키는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잘못이 될 것이다.


진정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바란다면 대중의 진출과 시대의 변화를 믿고 결단하고 나서야 한다.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내지 않고서는 이제 한반도전쟁은 피할 길이 없다. 이 엄중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 올바른 구호를 들고 투쟁해야 한다.


<안호국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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