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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육지와 20m 해역 암초에 좌초”
‘다이빙벨’ 주인공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
기사입력: 2017/03/29 [00:2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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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침이면 내 목숨이라도 내놓는다”

 

“좌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답이 튀어나왔다.

 

세월호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천암한 사건 7주기 인터뷰에서 “천안함의 사고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거침없이 확답을 내놓았다.

 

이른바 ‘한나라당 지지자’였던 이종인 대표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까지 등장한 <다이빙벨>의 주인공이 된 데는 천안함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해군본부에서 배 건지는데 참가해 달라고 요청받았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만약 그때 건지는데 내가 관여했으면 아무 얘기 못했을 것이다. 비밀유지 협약 때문에.”

 

천안함 인양 작업에 참가하는 대신 해난구조 전문가로서 이 사건을 지켜보고 언론에 출연하면서 그의 인생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폭침이면 내 목숨이라도 내놓는다. 그것은 그만큼 뻔한 일인데, 그걸 속이려고 그러는 게 어디 있느냐. 무슨 개인을 속이는 게 아니고 국민들을 완전 속이는 건데”라며 ‘좌초’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민군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한 결과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하고, 우리 해군 장명 46명이 산화”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1번 어뢰’가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도주했다는 것.

 

그는 “폭파된 배에 포유류가 있으면 대개 목이 다 날아간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러나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경우 사체가 깨끗했고, “생존자들 증언이 ‘꿍’ 하는 소리를 들었다. 화약냄새는 없었다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배 스크래치 현상이나 프로펠러 휜 거나 그런 게 일반적인 좌초선박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확신하는 ‘좌초’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배가 가다가 뭔가 육지가 너무 가까워 오는 걸 뒤늦게 발견하고 배를 확 틀어서 중간이 바위에 가서 얹히게 됐다. 수심 4.6미터 정도 되는 바위에 얹혔는데 배 전체에 손상을 너무 크게 준거다. 밑바닥 균열이 심한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여 어떻게든 얹힌 데서 배를 빼냈다. 왜냐하면 급하게 해야 하는 이유가 그 당시에는 물이 계속 빠지고 있었다. 더 있다간 배가 바위 위에 그냥 얹혀있게 되니까. 내 생각에는 지휘계통에서 함장한테 시킨 것 같다. 함장이 그걸 자율적으로 판단을 해서 한 것 같지는 않다. 군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니까. 빼내고 나서 5~7분 만에 배가 부러져서 가라앉은 거다. 수심 47미터까지 가서. 47미터 침몰지점을 우리가 체크해보니까 좌초했던 지점과 1.4마일 정도, 2.5키로 정도 된 것 같다.”

 

사고 원인도, 사고 지점도 정부의 발표와는 한참 다르다. “침몰된 자리에 만일 폭발이 있었으면 큰 웅덩이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평평했고 오히려 백몇십미터 북쪽에서 침몰선 하나 발견하고, 터보엔진실 덮개를 찾았다.”

 

백령도 서남쪽 육지와 20m 지점 암초 ‘홍합여’

 

특히 그는 사고 최초 발생지점과 관련, 백령도 000초소 박모 초병의 사고 이틀만인 3월 28일자 진술서를 주목했다. “21:30분경 247초소 앞 방위각 ∠170° 2㎞ 지점에서 해군함정 3척이 와서 구조”했다는 대목이다. 당시 이 초병의 증언은 <통일뉴스>가 단독보도 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그는 “아직 사건 초기여서 짜맞추기가 본격화 되기 전, 비교적 사실에 가까운 증언일 것”이라며, 이곳은 정부가 폭침, 침몰했다는 지점과는 다른 백령도 서남쪽 육지와 가까운 20m 지점이라고 적시했다.

 

이곳은 백령도 주민들이 ‘홍합여’로 부르는 암초가 있는 두 곳 중의 한 곳으로 그는 사건 발생 2개월쯤 지나 이곳 수중을 직접 잠수해 촬영에 성공했다.

 

암초는 수심 4.6m 밖에 되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고, “폭 몇미터 넓이로 해초랑 굴껍데기가 하얗게 다 문질러져 있었다”는 것. 이 동영상은 백승우 감독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도 일부 포함됐지만 중요하게 조명받지는 못했다.

 

백령도 서남해안 육지와 20m 정도 인접한 지점에서 수심 4.6m의 홍합여에 좌초한 천안함이 무리하게 좌초를 벗어나려다 선저손상을 가중시켰고, 결국 수심 47m 침몰지점에 이르러 완파됐다는 것.

 

그는 침몰지점 역시 직접 수중 조사를 실시했고, 인근에 침몰한 폐선*과 터보엔진실 덮개 등을 발견했지만 웅덩이 같은 폭침 흔적은 찾지 못 했다.

 

(*2010년 8월 4일 이종인 대표와 알파잠수 직원들은 최문순 당시 민주당 의원과 취재진들과 함께 천안함 사고 지점을 조사하던 중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침몰지점(백령도 서남방 2.5km, 37-55-45N, 124-36-02E)에서 북서방 200m 이내에 길이 100m 정도로 추정되는 배가 침몰돼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죽은 이들이 ‘나는 억울하게 죽었어’, 이걸 밝혀줘야 그게 명예”

 

그는 “합조단 사람들을 다시 취조를 해야 한다. 그 다음에 함장과 생존자 전부를 재취조 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들을 옭매고 있는 보이지 않는, 보안서약이라든지 그런 조건을 다 풀어준다는 조건 하에서 취조를 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걸 시킨 대통령, 국방부 장관, 지휘계통 전부를 범죄자로서 취조해야 된다”며 “과거의 잘못된 권력의 행위였으니까 그걸 다시 조사해서 진실을 밝혔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도 세월호와 똑같은 맥락의 사건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40여명과 300여명의 그 차이일 뿐 사실은 다 죽지 않아도 될 생명들이다”며 “천안함에서는 지휘계통의 무지, 오판으로 생명들이 다 죽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나아가 “죽은 장병들의 명예를 찾아줘야 되는데, 유족들이 돈을 받았다고 해결되겠느냐”며 “죽은 이들이 ‘나는 억울하게 죽었어’, 이걸 밝혀줘야 그게 명예”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천부두에 위치한 알파잠수기술공사가 화재로 전소된데 대해 그는 “17사단 전선 케이블에서 불똥이 튀어 화재가 났다”면서도 “의도적인 건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케이블 자체가 화재하고 관계없는 4,5미터 떨어진 데도 조금씩 탔다”는 것. 즉, 군부대의 낡은 전선 케이블이 화재의 원인임에 틀림이 없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국과수와 화재감식반은 원인 불명으로 끝냈다”며 “군이 CCTV 제출을 안 한 거다”고 비판했다. 군부대가 초기 화재발생 과정을 담은 CCTV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나 경찰에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군시설에서 이렇게 피해를 입어서 불이 났는데 그걸 조사하는 국가기관이 원인 불명으로 결론내렸다. 정부가 불을 내고 무마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천안함 사건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천안함 이후 더구나 세월호까지 겹쳐는 바람에 먹고사는데 지장이 많았다”며 “어떤 몇몇 뜻있는 고객들은 보란듯이 일을 줬다. 참 고맙다”고 인사하고 “어차피 그런 제재를 받고 알게 모르게 피해를 많이 봤는데. 지금 이 사회에서 저만이 그런 사람일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그나마 나는 기회가 있어서 이런 이야기라도 하지만 그런 이야기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자위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한테 있다는 원칙 자체가 좀더 강조가 돼서 권력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국민을 속이고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아예 없어지는 사회가 된다면 나같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으로 ‘한나라당 지지자’였던 이종인 대표가 천안함 사건과 세월호 사건에 깊숙이 얽혀 갖은 고초 끝에 내린 결론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였다. 

 

<통일뉴스=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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