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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대 포이어바흐', 현대철학의 대향연
강대석 철학자의 걸작 <장가계철학포럼>이 던지는 중요한 의미
기사입력: 2016/11/11 [11:4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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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석 철학자의 저서 <니체 대 포이어바흐> 표지.     ©사람일보
강대석 철학자가 최근 걸작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대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 ; 장가계철학포럼>(도서출판 들녘)을 내어 철학의 대향연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형식으로 시도된 일종의 예술적인 철학이다. 저자는 사회자로 등장하여 철학의 진수를 펼쳐 보이며 한국철학에 뜻깊은 성찰의 울림을 창조해내고 있다.

중국의 명승지 장가계를 배경으로 천문산 야외극장에서 진행되는 이 철학포럼에는 두 주인공 니체와 포이어바흐 외에도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니체와 포이어바흐의 철학은 물론 이들의 생애에 관해서도 재미있는 논쟁이 벌어진다.

철학적 논쟁의 핵심은 철학의 근본문제인 유물론과 관념론의 관계다. 같은 무신론철학자이면서도 니체는 관념론적이고 포이어바흐는 유물론적이기 때문이다.

이 철학포럼에 사회자로 참여하는 강물은 저자의 별칭이다. 저자는 과학적인 현실을 중시하는 유물론과 인간에게 이상을 심어주는 관념론이 균형을 이루어야 철학이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고 동시에 올바른 사회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류의 철학이 신화적인 사고를 비판하는 유물론적인 성찰에서 시작되었고 유물론은 중세봉건사회를 무너뜨리고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철학과 예술은 다 같이 인간이 어떻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를 제시해주는 문화영역이다. 그러나 철학이 추상적인 개념(Begriff)을 사용하는 반면 예술은 구체적인 형상(Bild)을 사용하는데서 이들은 서로 차이가 난다.

예컨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해명하는 경우 철학은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 사회적 특성, 심리적 특성, 종교적 특성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결론을 내리는 반면 예술은 피와 살이 있는 구체적인 인간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러므로 철학이 이성적이라면 예술은 감성적이다.

이러한 두 영역을 혼합하려는 시도가 종종 나타났는데 플라톤의 대화록이 그 효시가 된다. 플라톤의 대화록이 일종의 예술적인 철학이라면 존재문제를 심오하게 추구한 릴케의 후기 시들은 하나의 철학적인 예술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책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 ‘장가계철학포럼’이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의미를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책은 너무 관념론에 치우쳐 있는 현대 한국철학에 대한 경종이다. 한국철학의 유물론은 봉건통치계급의 억압과 일제의 탄압으로 인하여, 그리고 해방 후의 반공정책 때문에 정상적인 발전을 하지 못했다. 특히 오늘날의 한국철학은 관념론 일변도에 머물고 있는데 올바른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유물론의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둘째, 니체를 비롯한 서양철학의 수용문제다. 대부분의 서양철학이 아무런 비판도 없이 우리 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데 반하여 이 책은 모든 서양철학을 우리 민족의 처지와 연관하여 수용하고 비판할 것을 강조한다. 특히 니체의 해석에서 비판도 없이 칭찬에 치우쳐 있는 한국 니체연구가들에게 이 책은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과 다른 니체 해석들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이 책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질문자는 물론 북녘의 질문자도 등장한다. 물론 북의 질문자는 단 한 번 짧게 등장하지만 앞으로 우리 민족을 위해서 남과 북의 철학자가 함께 만나 토론을 해야 할 당위성을 암시하고 있다. 포이어바흐를 연구하면서 일본천왕제를 비판하는 일본학자의 말이나 마지막에 총평을 하는 중국의 사상가 노신의 말도 인상적이다.

넷째, 이 책은 철학이 철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보편적인 학문이 되어야 하며 그러므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형식으로 저술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철학만이 미래의 철학이 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희곡을 읽는 것 같은 평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하게 첨부된 사진자료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철학포럼에는 막간을 이용한 예술공연이 삽입되어 있다. 장예모 감독이 연출하는 연극 <천녀유혼>을 비롯해 카라얀이 지휘하는 관현악, 중국 합창단의 노래, 볼쇼이단의 무용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물론 독자들은 상상을 통해서만 이러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 공리와 장자이가 두 철학자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독일철학을 중심으로 현대서양철학의 흐름을 쉽게 이해하려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물론 장가계를 여행하는 성인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 강대석 교수     ©사람일보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정보화시대의 철학』(2016)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 도서출판 들녘, 값 12,000원.

<박해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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