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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혁명가들에게도 낭만이 필요하다
[강대석의 철학산책-예술철학 (42)]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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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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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는 항상 현실과 이상이 중요하다. 너무 현실에 치우치면 발전이 없고 너무 이상에만 치우치면 실속이 없다. 철학에서도 현실에 중점을 두는 유물론이 자칫 무미건조한 삶을 지향한다면 이상에 눈을 돌리는 객관적 관념론이나 자아도취적인 주관적 관념론은 공허한 개념이나 환상의 유희로 끝나기 쉽다.
 
그러므로 현실과 이상은 항상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물론 그 경우에도 현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문학이나 예술 경향에서 현실을 중시하는 방향이 사실주의고 이상이나 환상을 중시하는 방향이 낭만주의다.

서구에서 낭만주의는 계몽주의 사조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다. 계몽주의가 민중예술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로의 발전을 추구한 반면 낭만주의는 이에 두려움을 느끼고 중세와 같은 과거로의 복귀를 통해서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려 하였다.
 
낭만주의 안에도 두 개의 다른 경향이 나타났다. 민중, 애국심, 자유를 구가하는 진보적인 방향이 있는가 하면 과거나 주관적 신비주의,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 등으로 도피하는 반동적인 방향이 있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 러시아의 시인 푸슈킨 등은 전자에 속한다면 독일의 시인 노발리스나 아이헨도르프는 후자에 속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이 예술에 적대적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시민사회를 비판하는 점에서 낭만주의의 공적이 나타나지만 과거나 신비적인 세계로 도피하려는 낭만주의는 민중의 정치의식을 마비시키는 반동적인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예술 경향으로서의 사실주의는 모든 시대의 예술에 나타나지만 19세기의 진보적인 예술에서 두드러진다. 사실주의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낭만주의와 현실을 사진 찍듯이 묘사하는 자연주의와의 차이를 통해서 그 본질이 더 잘 드러난다.
 
현실을 중시하면서도 현실에 나타나는 잡다한 현상에 매달리기보다 그 본질을 하나의 전형을 통해서 제시하는 데 사실주의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현실에서 출발하는 사실주의도 이상이나 상상력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공허한 이념이나 신비적 환상으로 끝나지 않게 한다.
 
그것은 혁명가들에게도 낭만이 필요한 것과 비슷하다. 낭만과 이상, 그리고 사랑이 없는 혁명가는 단순한 싸움꾼으로 끝나고 만다.

<강대석 철학자>
 
▲ 강대석 철학자     ©사람일보
철학자 강대석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2년간 유학했으며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5년간 수학했다. 조선대학교 독일어과 교수 및 대구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대전에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헤겔학회 및 국제포이어바흐학회 회원이다. 주요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 『서양근세철학』(1985), 『니체와 현대철학』(1986),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새로운 역사철학』(1991), 『김남주 평전』(2004), 『니체 평전』(2005), 『인간의 철학』(2007),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2011), 『왜 철학인가』(2011) 등이 있다. 역서로는 한길사에서 펴낸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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