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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경술국치 102년, 친일파 명단을 앱으로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안드로이드용 발매.. .애플용은 9월말 출시
기사입력: 2012/08/29 [15:5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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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2주년 경술국치일인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 어플리케이션 출시 시연회'를 열고 있다. '스마트 친일인명사전'에는 친일인사 4,389명이 수록됐으며 인명, 분야, 지역, 출생연대 별로 영역별 검색을 할 수 있다.     ©김철수 기자

지난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이 경술국치일인 8월29일을 기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앱)으로 출시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강의실에서 '친일인명사전 애플리케이션 시연회'를 열어 앱의 내용을 설명한 뒤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도움을 주신 국민들에게 사전을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앱을 발매하게 됐다"면서 "보다 많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1991년 민족문제연구소는 발족과 동시에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문헌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연구소는 2001년 말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연구조사·검수·심의 작업을 걸쳐 2009년 11월8일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그 과정에서 2003년 말 국회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기초조사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려는 모금운동이 전개됐고 11일 만에 삭감액 전액인 5억원이 모금됐다.

총 3천여쪽에 이르는 사전 수록된 4,389명 분량이 '스마트폰 앱'으로

사회를 맡은 임선화 민족문제연구소 기록정보팀장은 "이 앱을 발매하는 이유는 2004년 당시 친일인명사전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전국민적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임 팀장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앱의 내용을 소개했다. 통합검색란에 '박정희'라고 치니 태어난 해와 사망한 해, 그리고 각종 행적이 표시됐다. 을사오적인 이완용을 검색하니 한자이름과 대표경력 등 내용이 소개됐다.

앱은 전 3권 총 3천여 쪽에 이르는 사전에 수록된 4,389명의 방대한 분량 전체를 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통합검색 외에도 인명검색, 분야검색, 출생년도 검색, 출신지역 검색 등 메뉴를 나눠 상세하게 검색해 볼 수 있게 했다.

민족문제 연구소는 당초 무료이용을 검토했으나, 개발비용과 종이책 보급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앱의 가격을 1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중 수수료와 세금 등 경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건당 약 5천원)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시민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적립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현재 내려받기는 안드로이드폰(구글)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용은 승인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9월말 개통될 예정이다.

"내 손안의 친일인명사전 앱이 '현대판 친일파'에 경종을 울려야!"

이날 시연회에는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인 윤경로 전 한성대총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등 편찬 관계자들과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 선생의 자제 김정육 씨를 비롯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참석했다.

지청천 장군의 외손인 이준식씨는 "국민들의 뜻을 모아서 친일인명사진 나왔는데 그간 보급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앱이 나옴으로써 국민들에게 100년전 60년전 친일파들이 우리 겨레에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리는데 큰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 앱이 "선조들이 한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큰소리치는 후손들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친일을 마치 애국행위처럼, 민족을 사랑한 행위처럼 호도하는 '현대판 친일파'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앱으로 친일파 부활음모 막겠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실장은 "스마트폰 앱 개발은 온국민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다는게 취지"라며 "그간 사전이 비싸서 구매하기 어렵다거나 웹북이나 앱으로 만들어 달라는 등 의견도 있어 일반 시민들이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친일인명사전 앱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2004년 자발적인 국민성금이 이뤄졌던 것에 대해 "한국사회가 언제든지 망할 만큼 부패돼 있지만 이름 없는 시민들이 나서서 희생하고 헌신했던 역사가 있다"며 "비록 역사는 감추고 은폐하더라도, 반민특위가 해체되더라도 결국 잊지 않고 숙제를 해내는 데는 시민들의 역사적 자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한용 실장은 친일인명사전을 만들던 당시를 회상하며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려던)그 시기에 '박정희 기념관' 건립이 시작됐고 문래동 박정희 흉상을 두고 항의시위를 하던 연구소 활동가들과 학생, 시민들이 구속되거나 불구속됐다"며 "그런 비장함 속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친일인명사전은 역사학자의 연구로 끝날 수 있었지만 '현재성'을 두고 봤을 때 역사의 진실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실장은 "친일인명사전을 만들기 시작하자 박정희의 지지자들은 박정희를 '독립운동가'라고 말하면서 연구소에 계란을 투척하기도 하고 편찬위원장을 빨갱이라고 적은 전단을 배포하거나, 인터넷에 색깔론으로 공격해왔다"며 일화를 전한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는 사전 출간을 10일 앞두고 발간취소가처분소송을 냈었다. 또 사전이 나온 뒤에는 일부 수구세력들은 '건국절'을 만들어 친일파들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친일인명사전에 대항하는 직접적 탄압이나 소송, 협박, 건국절을 만드는 등의 음모 공작 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종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동상과 기념관까지 만들고 있어 오히려 지금이 더 친일인명사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박 실장은 "친일인명사전은 친일파에 대한 교과서"라며 "사전을 직접 본다면 오늘날 같이 친일했던 사람들이 감히 공공기금 들여서 기념관을 만들거나 하는 행위를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중의소리=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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