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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과 민족 분단을 용인한 예술
[강대석의 철학산책-예술철학(14)] 순수예술의 양면성
기사입력: 2012/04/23 [11:4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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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예술’ 가운데도 2가지 부류가 존재한다. 역사적인 실례를 통해 그것을 살펴보자. 일제 식민지 아래서 우리나라 문학가들이 취했던 태도를 중심으로 우리는 4방향의 작가들을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공개적으로 친일문학을 한 작가들이다.

둘째, 문학의 순수성이라는 외피를 방패삼아 일제침략을 용인하는 작가들이다.

셋째, 마음속으로는 일제에 항거하지만 실천적인 저항을 할 수 없어 순수문학으로 도피하는 작가들이다.

넷째, 적극적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한 애국적인 작가들이다.  

첫째와 넷째의 경우를 우리는 다 같이 참여문학으로, 둘째와 셋째의 경우를 순수문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여기서 나타나는 것처럼 순수 예술가들의 이면에 서로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기 위해서 순수문학으로 피신하는 경우도 있고 불의를 눈감아주기 위해서 순수문학으로 도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순수로 위장하기 때문에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순수문학은 결국 불의에 저항해서 투쟁해야 하는 정의로운 인간의 정신에 어긋난다. 순수 예술가들은 식민지의 절박한 상황에서도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대신에 순수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켰다. 일제 때 순수문학을 표방하면서 무난하게 일신의 안전을 유지하던 작가들이 해방 후에는 반공작가로 둔갑하여 정체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순수예술로 위장하는 예술가들은 예술이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보편적인 인류에 봉사하는 목적을 지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분석해 보면 이들이 내세우는 ‘보편적 인간’ 혹은 ‘전 인류’는 결국 지배계급,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제도 아래서 기득권을 향유하는 계급과 일치할 뿐이다.

아직도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적 지배 아래 신음하고 있는 약소국가의 민중이나 노동자들에게 순수예술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결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그것은 민중들의 투쟁의식을 마비시키는 보이지 않는 독소로서 작용할 뿐이다.

평화로운 태평성대에 순수예술은 개인의 꿈을 길러주는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려운 시기에 순수 예술가들은 무책임한 방관자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현시대와 연관해서 말한다면 우리의 순수 예술가들은 우리 민족의 화급한 과제인 통일문제를 무관심하게 바라보면서 간접적으로 통일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대석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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