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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법무부장관 무산? 웃기는 얘기
언론의 확대보도에 놀아난 사건...권재진 반대하는 한나라당의 ‘꼴불견’
기사입력: 2011/07/15 [09:4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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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정치적 주목을 받다 보니, 요새 별 일이 다 있습니다. MBC 인터뷰 사건 같은 게 그런 일입니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지만, 화들짝 놀란 MBC가 대단히 긴 분량의 인터뷰 동영상 두 개를 <imbc>닷컴에 올렸습니다. 하도 뜬금없어 쓴웃음이 나는 처방이긴 하지만, 어쨌든 전례없이 우회적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셈입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은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을 둘러싼 논란과정에서 과거 비교사례로 ‘문재인 법무부장관 무산’ 건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마치 사실처럼 말입니다. 즉 과거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청와대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려 했고, 국회와 언론의 반대 때문에 임명이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그런 인사가 추진돼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청와대에선 문재인 전 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을 추진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이 오간 적은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나 청와대 차원에서 공식으로 논의되거나 추진되진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문 전 수석 본인이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당시 언론에서 먼저 어림짐작으로 ‘문재인 법무부장관’ 안이 나돌기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에서도 곧바로 반대의견이 제기됐습니다. 그 때가 김병준 부총리 인사 파동 직후여서 청와대 인사에 반감이 컸을 때였기 때문입니다. 논의도 없던 상태에서 언론의 하마평이 나오고, 여당까지 바로 반대에 나섰으니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무부서인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도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청와대로서는 불쾌한 일이었고, 당시 이병완 비서실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여당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이 문재인 수석 개인을 콕 찍어 ‘된다 안 된다’ 말하는 근거는 무엇이고, 왜 문재인 수석은 안 된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박했습니다. 물론 이 발언은 문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엉뚱하게 문 전 수석 불가론이 나오는 데 대한 불쾌감의 표시이자 애꿎게 명예를 훼손당한 문 전 수석을 위한 변호였습니다.

문재인 이사장 본인은 더욱 황당했을 것입니다. 정작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 일이고 맡을 생각도 없는 자리를 두고, 적격이니 부적격이니 정치권에서 망신을 주니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겠습니까.

그런데도 5년이 지난 지금, 문 이사장이 마치 여야와 언론의 반대 때문에 그 당시 장관으로 못 간 것처럼 기정사실화 돼서 다시 소개되니 이처럼 황당한 일이 또 있을까요.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사실을 제대로 알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반발하고 있습니다. 언론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반대논거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법무부는 검찰을 지휘하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달리 특별한 공정성을 요구받는다. 따라서 대통령의 최측근이나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부적절한 인사다. 특히 양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관리 주무장관으로서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인사다”

하지만 저는 그런 반대가 왜 지금 나오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참으로 새삼스럽고 느닷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나라당의 반대파가 주장하는 위의 우려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우려입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이미 현실로 생생하게 입증한 이가 있으니 이귀남 현 법무부 장관입니다.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수사지휘권 따위의 법률적 절차도 없이 검찰총장을 거치지도 않고 일선 지검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 때 한화그룹 재무책임자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검찰의 독립성은 실질적으로야 무너진 지 오래지만, 그 일로 검찰 독립성 훼손은 공개적으로 확인돼 버렸습니다.

선거관리의 공정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귀남 장관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전 법무부 간부를 통해 당시 울산지검장에게 울산지역 구청장 3명을 포함한 한나라당 관계자 8명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두 사건 모두 김준규 검찰총장을 제쳐둔 채 벌어진 일입니다. 두 사건으로 수사권을 침해당한 지청장은 항의 차원에서 스스로 옷을 벗었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의 누구도 이 문제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검찰 독립성이 훼손당하고 선거관리 중립성이 훼손당하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져 현직 검사장이 항의사표를 냈는데도 뭐라 하지 못했습니다.

중인환시리에 현실로 전개된 법무부장관의 정치적 공정성 일탈, 선거 중립성 일탈에 아무 말도 못했던 사람들이,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도 않은 사람의 일을 놓고 갑자기 폼 잡으며 곧은 소리와 소신 발언들을 쏟아내니 참 웃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건 레임덕의 정도의 차이뿐이니 ‘비겁한 한나라당’ ‘잔머리 굴리는 여당’의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 씁쓸합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양정철닷컴(http://yangjungchu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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