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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단결된 힘과 연대투쟁이 만든 승리
에어팰리스 지부 천막농성 118일, 고공농성 41일의 투쟁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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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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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경기본부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 거제 헬기 추락 산재 사망사고 투쟁 승리를 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에어팰리스 지부]  

 

천막농성 118일, 고공농성 41일의 투쟁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경기본부(이하 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 거제 헬기 추락 산재 사망사고 투쟁 승리를 보고하면서 천막농성과 고공농성을 종료했다. 고공농성에 들어간 지 41일 만이며, 천막농성 118일 만이다. 

 

지난 5월 16일 경남 거제에서 에어팰리스 소속 산불 헬기가 추락하여 박병일 정비사를 포함하여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노동조합은 각지에 파견 나간 조합원들이 박병일 정비사의 빈소를 찾을 수 있게 책임 있는 조치를 해줄 것을 회사 측에 요청했으나 회사는 거부했다. 에어팰리스 대표이사는 고 박병일 정비사의 장례 기간 내내 조문을 하지 않았으며, 선진그룹의 임원진은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조차, 책임지겠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이에 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 에어팰리스 지부(아래 에어팰리스 지부)는 5월 26일 에어팰리스와 지배회사인 선진그룹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며 5월 2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사과 촉구 투쟁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산불 파견 기간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출부터 일몰까지 일하면서 쌓인 대체 휴가를 사용하여 천막농성도 동시에 시작했다.

 

회사가 고 박병일 정비사의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투쟁을 끝낼 수 있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선진그룹의 사과를 받기 위해 지난 8월 11일 김성규 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장이 목숨을 걸고 선진그룹 본사 인근에 있는 25미터의 송전탑에 올랐다. 

 

김성규 본부장의 투쟁에 각계가 호응했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 한국노총, 진보당, 김포와 부천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 범민련 남측본부·추모연대·유가협 등 사회원로,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 등 매일 투 하루에 서너 단체의 연대방문이 이어졌다.

 

에어팰리스 지부의 완강한 투쟁과 김성규 본부장의 고공농성, 연대단체의 단결된 힘은 결국 선진그룹을 흔들었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을 움직여 합의를 끌어냈다. 

 

노사는 ‘▲서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노동조합이 임금 미지급에 합의하고 ▲복귀 명령 거부로 인한 징계도 감봉 미만의 경징계’ 등을 합의했다. 

 

가장 쟁점이 됐던 산불 기간 파업권 포기에 관해 “산불방지 기간 기본업무는 수행한다. 단, 노사는 차후 동종업체(헬리코리아)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에 따른다”라고 합의했다. 헬리코리아 노사는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필수 유지업무 판단을 요청한 상태이며, 필수 유지업무로 판단되면 파업권이 제한된다.

 

또한 에어팰리스 지부가 요구했던 고 박병일 정비사 유가족에 대한 사측의 사과도 관철됐다. 에어팰리스 임원진이 23일 고 박병일 정비사 유가족을 찾아가 사과했다.

 

이로써 넉 달이 가깝게 진행한 에어팰리스 지부의 투쟁은 승리로 막을 내렸다. 

 

▲ 41일간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성규 본부장. [사진 제공-에어팰리스 지부]  

 

에어팰리스 지부의 단결된 힘과 연대가 빛났던 투쟁

 

에어팰리스 지부는 최저시급에 근접하는 낮은 임금, 주52 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3월 처음 결성된 신생 노동조합이다. 근로조건 개선에 앞서 동료의 죽음을 대하는 무책임한 사측의 태도에 분노하여 남들은 노동조합 10년 동안 활동해도 겪기 힘든 천막농성, 고공농성, 전면파업 등 어려운 투쟁을 힘차게 진행해왔다.

 

노동조합은 선진그룹이 김포시의 버스를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시민 선전전을 했다. 김포시청 앞에서 점심 선전전을 진행하는 한편, 7월 중순부터는 김포도시철도 구래역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애도와 분노를 모아냈다.

 

노동조합은 연대단체와 함께 여러 차례 대규모 집회도 개최했다. 6월 8일 1차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150여 명 규모로, 6월 28일에는 2차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350명 규모로 진행했다. 7월 26일에는 3차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선진그룹이 주광고주인 김포FC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까지 행진했다. 선진그룹에 대한 규탄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김포FC의 주광고주는 김포시로 변경되었다.

 

8월 12일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후 9월 1일에는 350여 명이 모여 4차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가 끝나고 집회 참가자들은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선진그룹 본사 앞을 점거했으며, 추석 이후 회사와의 면담 약속을 받고 해산했다.

 

8월 4일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이 최종 결렬되어 노동조합은 합법적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에어팰리스 지부는 1명을 제외하고 모든 정비사가 파업에 참여했고, 업무방해 혐의 고소와 징계위원회 해고 결정 등 사측의 협박에도 노조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에어펠리스 지부의 완강한 투쟁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을 움직였고, 지난 9월 19일 사측의 합의를 끌어냈다. 

 

이상윤 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 사무국장은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다들 처음 하는 일이고 넉 달 동안 월급도 안 나왔는데 왜 안 힘들었겠냐”라면서도 “월급에 비해서는 작은 액수지만 민주일반노조 경기본부에서 생계비도 매월 지급하고, 조합원들끼리 사이가 워낙 좋아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최정명 위원장과 김성규 본부장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어팰리스 지부]  

 

에어팰리스 지부가 완강한 투쟁을 벌이자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시민사회 단체도 투쟁에 합류했다.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은 중순부터 에어팰리스 지부 천막농성에 결합하여 경기지역의 다양한 노동조합의 연대를 이끌었다.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조직했고 김성규 본부장이 고공농성에 들어간 뒤에는 조합원들을 위한 재정사업과 고공농성 지지 방문을 조직했다. 또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접촉하여 중재에 나서게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했다.

 

민주일반연맹의 각 노동조합도 에어팰리스 지부 조합원의 생계비를 마련하는 등 투쟁기금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힘을 보탰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 등 진보정당도 고공 농성장을 방문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추모연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통일광장의 회원들은 직접 고공 농성장을 찾아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노총 부천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김포민주시민단체연대회의, 밥으로 연대하는 십시일반 ‘밥묵차’,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 등 각계각층의 지지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미국의 ‘민주노총지지 재미협의회(민지협)’에서도 연대의 마음을 전해주었다.

 

41일간의 고공농성을 한 김성규 본부장은 “선진그룹 신재호 회장이 가진 지독한 노조 혐오가 싸움을 이렇게 장기화시켰다”라면서 “파업권을 내놓으라는 사측의 무도한 요구를 조합원의 단결과 연대의 힘으로 무너뜨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 만들고 7개월 중 4개월을 거리에서 보내면서 간고한 투쟁을 이겨내 동지에 대한 믿음, 서로에 대한 의리,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진 투사가 되었다.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오 에어팰리스 지부장도 “사과받는다고 병일이가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지만, 그곳에서 위안을 받고 한을 풀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노조가 이렇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 여기고 함께한 연대의 힘”이라고 말했다.

 

118일간 완강한 투쟁을 벌인 에어팰리스 지부 노조원들은 지난 20일 오후 1시에 업무에 복귀했다. 

 

▲ 118일간 완강한 투쟁을 벌인 에어팰리스 노조원들. [사진 제공-에어팰리스 지부]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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